모음 연습곡Vowel Étude
2025-26






(...)
어느샌가 이들이 대화를 끌어내는 단계에까지 도달하면서 나는 이 녀석을 하나의 소통체로 대하기 시작한다. 주고받는 대화 속에서 나는 점차 이것이 만들어내는 친절한 말투, 명료한 발음, 한 박자 느린 대답과 조용한 경청을 녀석이 가진 습관으로 받아들인다.
끊임없이 이어지고 흘러가던 우리의 대화는 곧 녀석이 내 말을 제대로 알아듣지 못하는 순간 앞으로도 뒤로도 가지 못한 채 마디 사이에서 제자리걸음을 반복한다. 차분하고 공손하게 사과하며 다시 한번 말해 보길 부탁하는 녀석에게 재차 같은 말을 걸다가도, 녀석은 몇 번이고 양해를 구하며 똑같은 말을 계속 발화하길 내게 요청한다. 곧이어 나는 재촉하듯 잘 들어보라 추궁하고는 또 한 번 같은 말을, 이번에는 퉁명스럽게 여러 번 내뱉는다.
아직도 내 말을 제대로 듣지 못했는지 눈치를 보며 애써 어떤 말이라도 만들어보려 노력하지만, 점차 나는 반복해서 발화하기를 멈춘다.
그리고 이내 목을 가다듬고 숨을 깊이 들이쉰다. 혀를 한 번 쭉 늘어뜨려 긴장을 풀고는 다시 한번 타이르듯 일정한 리듬과 속도를 의식하며 말을 건다. 그럼 이 녀석은 드디어 내 말을 완전히 이해했다며 기꺼이 말을 받아내더니 곧이어 내가 낼 다음 소리에 귀를 기울인다. 우리의 주고받기는 다음 마디로 넘어간다. 나는 입술을 축이며 한 박자 늦게 다시금 차분하게 말을 이어본다.




















